재지팩트 하면 아마도 [Lifes Like] '대충 입고 나와 시간이 너무 아까워'라고 시작하는 4번 트랙 '아까워'의 가사를 먼저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의 빈지노와 시미 트와이스는 딱 그때 24세의 사랑과 청춘을 잘 표현하는 곡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표현하면서도 대중에게도 친숙하게 들리면서 그 앨범 하면 '아까워'라는 곡을 떠올리게 만든 훌륭한 곡이다. 그렇지만 사실 '아까워'만 들었다면 재지팩트는 그저 그런 요즘과 같은 트렌디함만을 쫓는 힙합그룹으로만 기억됐을 것이다. 이 곡 외에 수록된 다른 트랙들은 얼마나 그들이 가능성이 있고 다양한 주제로 충분히 색다른 힙합을 만들어 냈는지 증명한다.

 

 

 

마찬가지로 [Waves Like] 역시 약 7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 뒤에도 여전히 다양한 주제와 가능성을 넘어 그들만의 예술적 감각을 온전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6번 트랙은 해당 앨범의 가장 마지막 트랙은 아니지만 앨범을 마무리하면서 궁극적으로 자신의 부모님에 대한 헌정하는 마음과 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서 순서마저도 적합하다고 느껴진다.

 

 

곡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표면적으로 돈을 의미하는 이모티콘을 바로 생각하게 하면서도, "돈이 뭐지?"라는 물음을 동시에 하게 만드는 함축적인 표현으로 여겨진다. 노래 초반부터 약 10대 때부터 12년간 흡연해오던 습관과 더불어 지나온 세월과 더불어 함께 계속 자신과 함께하는 것들을 소개하며 부모님을 슬슬 소개한다. 자신은 물질적 성공과 성과는 이루었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있어서 온전한 성공과 완성은 아닌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래의 가사를 직접 보면 확실히 느껴진다.

 

 

 

어머니의 스포티지를 무덤에, 즉 어머니의 차를 수입차로 바꾸어 드릴 정도로 성공하였지만 아버지의 차를 바꿔 드리는 것은 아직도 실패 중이다. 무쏘와도 같은 강인하고 굳은 아버지의 마음은 이미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지만 여기에서 끝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 고집을 꺾어 '아빠가 커서 재규어를 사오랬'던 그 말을 꼭 지킴으로서 자신은 꼭 온전한 효도로 성공시키고 말겠다는 다짐을 한다. 물론 이제는 본인도 나이가 들어 20대가 지나 30대가 접어들고 군입대를 앞둔 시점에 유년시절에 한 그의 아버지의 말이 꼭 사실이 아니라 어렸을 적 아버지들이 농담조로 하신 말씀이란 것도 잘 알겠지만 상관없다.

 

 

그렇게 어렸을 적 아빠의 꿈을 이루어 드리기 위해 자신은 오늘도 지금도 돈을 벌기 위해 작업하고 또 작업한다. 그리고 또 오늘도 계속 달린다. 달리고 달려 어느 정도 이뤄냈으며, 심지어 왜 돈을 버는지 조차 가끔 생각나게 할 정도로 생각이 많아질 때도 있지만 자신이 존재하고 잘 성장하도록 평생을 헌신한 자신의 부모님을 위해 빈지노는 포기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사느라 바빠 부모님과의 연락이 쉽지 않을 때도 있다고 밝히지만 항상 그는 부모님을 생각한다.

돈에 대한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그의 생각이 곡 전반에 걸쳐 아주 잘 드러나 있는데 어떠한 특별한 미사여구 없이도 순수한 그의 마음과 생각이 잘 담겨있어서 [Waves Like]이라는 명반을 완성도 있게 마무리 한 정말 가치 있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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